젠하이저 IE600에 대해

시시콜콜한 잡담

먼저 상당히 좋은 이어폰인 건 확실하다. 높은 해상도과 넓은 스테레오 이미지. 이어폰계의 HD600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게 확신 들 만큼 평탄한 아이텐티티. 거기에 매우 작은 유닛 크기까지 이렇게 보면 단점이 전무해보이지만 IE900의 고급스런 어떤 뉘양스는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어떤 노래를 들어도 좋은 이어폰을 듣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어느 장르에서나 평균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주는 건 확실하지만 N5005만큼 저음을 즐기기엔 양감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고 LS200만큼 고음이 시원하게 뻗어있어 여자 보컬을 기가막히게 내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중음은 뒤로 한발짝 물러서있어 보컬보단 악기에 소리가 집중된다.
그럼 IE600이 뭐가 좋냐? 넓은 스테레오 이미지가 최대 장점이다. 좌우 양 끝단이 매우 넓고 정확하다. 따라서 악기의 위치나 킥과 스네어, 기타의 스트링 같은 소리의 포지션과 뉘양스가 매우 잘 전달 된다.
저역과 고역, 초저역과 초고역 그 어디도 강조되어있는 사운드가 아니라서 많은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범용성도 장점이다. 장르 특화 이어폰을 들었을 때만큼의 감동은 없을지언정 창작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 및 이해하는 데에는 가장 적절한 장비라 이거다. 하지만 이런 사운드로 인해 음선이 얇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음선은 최소한 얇지는 않다. 두툼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답답하지 않고 시원하게 나와주는 출력은 기본적으로 정착용 했을 때의 N5005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빠릿한 리스폰스도 있다. 다중 드라이버 이어폰에 비해 1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가지는 장점이 뭐냐? 일체감과 반응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다이나믹 드라이버 고수인 젠하이저의 기술력은 칼 같은 반응과 전대역을 한꺼번에 울릴 수 있는 능력을 자랑한다.
뭐 이런 장단점과 별개로 1월 1일에 에이펙스 레전드를 하다가 왼쪽 드라이버가 사망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고질병이라하지만 내게 발생할 줄이야… 다행히 무상 as기간인지라 이어폰을 새로 받았지만 이런 그지 같은 내구성으로 인해 이젠 사용하기 무서울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