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하이저 HD600에 대해
시시콜콜한 잡담
오늘 젠하이저 HD600을 2개월만에 처분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내가 이 헤드폰을 워너비로 삼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레퍼런스 헤드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매우 심심하고 평탄한 사운드의 대명사였기에 다양한 장르를 즐기는 나로서 끌릴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그랬다. 매우 플렛하고 또렸하고 살짝은 날카로운 사운드를 들려줬다. 그럼 왜 처분했느냐? 첫째, 겹치는 포지션. 가지고 있는 이어폰인 IE600과 매우 유사한 느낌을 구사한다. 굳이 두가지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둘째, 오픈형. 오픈형이기 때문에 오는 장점이 무엇이 있을까?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고, 넓은 공간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HD600은 오픈형치고는 공간감이 뭔가 부족하다. 또한 오픈형이기에 소리가 새서 가뜩이나 감도가 매우 좋은 내 마이크에 들어가버린다. 울리기 힘든 점도 있다. 물론 내 오디오인터페이스로 못 울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진짜 진가를 들어봤다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셋째, 사용감. 이어폰의 귀에 때려박는 사운드와 물리적인 시원함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난 헤드폰은 이제 압박감에 답답하고 더워 미치겠었다. 무게도 짜증나고. 암튼 이게 내가 처분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헤드폰은 아마 당분간은 내 위시리스트에 오르지 못할 거다.